<기획연재> 재소자열전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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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신뢰도를 위해 관련자료 첨부함
4. 내 생애 최악의 뻥프리 (경제사범 000편)
교도소라는 곳이 언뜻 생각하면 사회적으로 밑바닥에 있는 인간들이 모인 곳 같지만
의외로 사회에선 만나기 힘든 거물급 인사들과도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함.
알다시피 전직 대통령, 재벌 회장, 전직 고위공무원들도 수감되는 곳이다보니…
지방쪽 교도소에는 그런 거물급 인사들이 잘 없지만 서울/경기권 교도소에 가보면 거물급 정재계 인사들이 수두룩함.
나는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컴퓨터관련 교육받느라 2년
의정부교도소에서 영어교육생으로 1년….그렇게 서울/경기권 시설에서 3년을 보냈는데…
거기엔 뇌물받은 전직경찰청장, 전직 지방자치단체장, 승부조작으로 들어온 유명 농구선수, 사기죄로 들어온 연예인 등이 있었음.
의정부영어교육생 시절….
(말이 영어교육이지 전국교도소에서 시험으로 뽑아서 선발하기 때문에 이미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임. 유학파가 수두룩했음)
그런데 60명의 교육생 중에 경제사범이 한 명 있었음.
원래 대학졸업후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거시경제분야)로 몇 년 근무하다가 기업인수합병(M&A)쪽으로 눈이 틔여서 증권사를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기업사냥을 시작함.
초창기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자금을 많이 끌어다 썼는데…..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소형기업 (이런걸 전문용어로 스몰캡이라고 부름)의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구조조정을 거쳐 높은 값에 되팔기도하고, 그 회사를 다른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을 위한 발판으로 쓰기도 하고….
나중엔…지금은 이미 유명재벌의 총수가 된 당시 재벌3세랑 공동투자법인을 만들어서 공격적으로 기업인수를 진행하다보니 한 때 코스닥 상장기업 11개의 대표이사로 이 넘 이름이 올라가 있었음.
이후에 정권이 바뀌면서 이전정권인사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이유로 새정권에서 표적감사를 당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의한 법룰 위반(업무상 배임횡령)으로 6년을 선고받고 들어옴.
이런 배경이 있다보니….당시 운동시간이면 이 넘이랑 줄을 좀 대볼려고 인사하면서 접근하는 넘들이 무지 많았음.
그런데 이 넘 원래 낯을 가리는데다가 사람을 쉽게 믿지않는 성격이라 그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않고 교육기간 1년 내내 딱 1명하고만 붙어 다녔음….그게 바로 나임.
이유는….동갑이고 같은 지역 출신인데다가 같은 대학출신이었음 (그넘은 경제학과, 나는 영문학과) 물론 학교다닐때는 서로 몰랐음. 과가 다르기도 하지만 나는 대학을 좀 늦게들어가서 서로 학번도 달랐음.
사실 나도….그 넘과의 인연을 내 인생의 큰 계기로 생각했던 마음이 없지않아 있었음.
심지어 그넘이 지 입으로 나중에 출소하면 자기 옆에서 자기 좀 도와달라…이런 말도 종종했던터라…내심 퍼스트클래스타고 뉴욕 윌스트리트 출장도 가고 휴가때는 저어기 그리스 산토리니 앞바다에서 요트에 누워 스파클링와인(탄산중독자인지라….) 마시는 상상을 안해본 건 아님.
내가 그넘보다 1년 정도 먼저 출소했음. 그리고 그 1년동안 종종 그넘 접견가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비서노릇을 했음
마침내 그 넘이 출소함.
그넘이 다시 사람을 모으고 자금을 모으고 재기의 발판을 만드는 동안 나는 지방도시의 한 건설시행사에서 본부장으로 있었음.
(건설시행사란….어떤 종류의 건물을 지어야 되겠다고 기획한 다음, 대지를 구입하고 건물설계를 뽑고…그 건물을 지어줄 시공사를 선정하고…건물이 다 지어지면 분양후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회사임. 참고로 이 시행사 대표가 경주교도소에서 만난 친한 동생임)
그런데 그 친구넘이 지금 작은 상장회사 하나랑 양해각서까지 체결하고 인수협상중인데 자금이 좀 부족하니 자기가 설립한 투자조합에 2억 정도 넣고 조합원으로 들어오라고 제안함.
(아무리 왕년엔 잘나갔어도….6년의 공백을 메꾸는게 쉽지 않아보였음)
아까말한 부동산 시행사 대표가 이미 나를 통해서 내 친구 그넘과도 친분이 생긴 상태였고…대표 이 동생넘이 워낙 귀가 얇다보니 그 2억을 보냄.
시간은 자꾸 흐르고 기업인수는 물건너간 상황이 됬는데 그 2억은 어디로 갔는지….투자금 회수도 안되다 보니 그 친구넘이 일단 투자금 상환이 늦어지고 있으니… 대신 업계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기업인수합병 정보를 주겠다면서 그 회사 주식을 미리 사두라고 함.
시행사 대표동생놈…그 말만 믿고 5억을 어떤 기업에다 몰빵함.
점점 주가가 내려가더니 5억이 1억2천이 됐음.
지금 상황은….동생넘은 물려있는 돈이 있다보니 가끔 연락하나본데 나는 4년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연락안함.
내 인생 최악의 뻥프리였음. 4년전 마지막으로 봤을 때 내가 그 넘에게 들었던 마지막 말은..
“돈 좀 있냐?” 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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