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회생활 (feat. 2년간의 법정투쟁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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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정투쟁의 시작.
※ 간만의 연재라 사전 배경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은
연재게시판 “슬기로운 감빵생활”
자유게시판 “슬기로운 사회생활” 참조.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사람들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리들 중에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특정소리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면 다른 소리정보는 마치 소거된 것처럼 잘 못듣는 경향이 있어.(전문용어로 “선택적 인지”) 하지만 이 주장이 통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 있는데, 그건....
“층간소음”이야.
층간 소음으로 고생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거의 영혼을 갉아 먹히는 기분이 들지.
한참 소음이 날 때도 견디기 힘들지만 일시적으로 조용할 때 언제 다시 소음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그 긴장감이 때론 더 고통스럽기도 하고.....오죽하면 가끔 층간소음이 부른 살인사건 어쩌구 하는 뉴스까지 나오겠냐고.
그 층간소음이 발단이 돼서.....나는 살인전과자라는 편견 때문에 나를 가해자로 단정한 대한민국 사법기관을 상대로 2년간의 법정투쟁을 시작하게 되었지.
(이 과정에서 나는 갓 변호사시험 통과한 시골 병아리 변호사 하나를 완전히 “우영우”급으로 키워줬어. 진짜야)
2달간의 학원교육을 마치고 나는 지게차와 포크레인 자격증을 땄어. 그리곤 워크넷을 통해 대구에 있는 석재회사에 지원을 했어. 사내 야적장에서 지게차로 석재를 나르는 업무 같더라고.
면접까지 봤는데 회사 전무가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해서 다음날 출근 했는데 갑자기 사장실에서 호출이 오더라고. 잠시 이야기 좀 하자고.
그래서 사장실로 갔더니 사장이 내 이력서를 보더니....자네는 현장직이 아니라 관리직이 맞을거 같다면서 대뜸 거창에 있는 공장(사무실과 석재창고는 대구에 있었음)의 공장장으로 발령을 내겠다는거야. 급여도 애초에 정했던 금액의 거의 두 배를 주겠다고 하더라고. 솔깃했지....
근데 알고보니 공장이 석재채굴 때문에 산속에 있고 직원이랑 관리자 숙소도 그 산속 컨테이너를 개조한 거더라고. 문제는 당시 내가 가석방자로서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잖아. (물론 회사에선 이 사정을 모르는 거고) 그러니까 산속에서 무선통신이 원활하지 않아서 보호관찰소에서 내 전자발찌위치가 추적이 안되면 곤란해지는거지. 그래서 보호관찰소에다 전화해서 사정이 이러한데 통신이 일시적으로 끊겨도 양해가 되는 지 문의해보니까.... “No way!”.. 절대 안된다는 거지.
그래서 이런 사정 이야기를 할 순 없으니 사장에겐 이렇게 이야기했지.
아직 관리자를 하기엔 내가 현장 일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좀 더 현장일을 익히고 난 다음 그 제안을 생각해보겠다.......내 발목사정 모르는 사장은 흐뭇한거지. 오...이 놈 보소. 이런 개꿀 제안을 저런 기특한 이유로 사양하다뉘....그리고는 나보구 언제든 준비가 되면 이야기 해달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순조롭게 사회생활에 적응할 무렵....
내가 있던 경산 원룸.... 내 바로 위층에 동네 사람들이 치를 떠는 빌런커플이 있었어.
남자가 30대 중반 여자가 20대 중반으로 동거하는 년놈커플이었는데 일주일에 한 이틀 정도는 밤새도록 깔깔깔....서로 장난 치면서 여자는 비명지르고...방에서 먼 지랄을 하는 지 시도 때도 없이 쿵쿵쿵. 그리고 나머지 5일간은 싸우고 고함지르고... 물건 깨지는 소리...특히 그 년은 그런날이면 새벽에 술쳐먹고 창문 활짝열고 동네가 떠나가라고 고함을 질러 야이 개새끼야 시팔넘아...술이 깰 때까지 그 지랄을 해. 동네에서 민원 넣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고 경찰들도 몇 번을 왔는지 몰라. 신고 들어오니까 조용히 해달라고. 제일 견디기 힘든 사람이 나였지만 처지가 처지인데다 내가 그 일로 성질이 폭발하면 내 스스로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니까 꾹꾹 참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날...그날이 공휴일이라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초저녁부터 또 싸움질이더라고. 몇 시간을 그 소음에 시달렸는데 한 순간 위층에서 바깥 창문이 깨지면서 그 유리파편이 내 에어콘 실외기 위로 촤르륵 떨어진거야. 그 실외기가 내 부엌 창문 바로 앞에 있었는데 마침 부엌창이 열려 있었고 그 열려진 창안으로 그 유리파편들이 튀겨져 내 부엌 바닥까지 날라온거지.
그래서 창문밖으로 고개 내 밀고 위층에다 한마디 했어. 씨발 지금 머하는 거냐고.
그리고 나서 한 10초 정도 지나더니 갑자기 위의 남자새끼가 쌍욕으로 받더라고.
야 이 개새끼야 올라와.
그래서 올라가봤어. 근데 올라가면서 집밖에 나갈땐 항상 들고다녀야 하는 휴대용위치추적기를 놔두고 나간거지.
문을 쿵쿵 두드렸는데....갑자기 그 술취한 년이 문을 벌컥 열면서 야 이 씹새끼야 왜 올라와서 지랄이야 이러면서 갑자기 내 얼굴을 할퀸거지. 반사적으로 몸을 피해서 정통으로 긁히지는 않았지만 얼굴에 살짝 기스가 났어. 진짜 순간적으로 살의가 치밀더라고..
어쩌겠어.... 참았지.
여자라서 때릴 수 도 없고 자꾸 엉겨붙는데 몸을 만지기도 찝찝한 상황이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데 남자새끼까지 합세하더라고. 내 특기가 그래플링이야. 남자새끼는 바로 바닥에 눕히고 깔고 앉았는데 파운딩을 시작해야되나 말아야하나 순간 수많은 생각이 지나가더라고.....가석방기간이기도 하고 이런저런거 때문에 억지로 참고 있는데,,,첫주먹이 나가기 힘든거지 만약 한 방이라도 때리기 시작하면 에이...씨발 어차피 이제 일은 벌어졌다 싶으면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 힘든거지. 그 와중에 그 년은 다시 지 남친 보호한답시고 내 옷을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내 옷이 다 찢겨졌어.
그런데 갑자기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벌컥 열리더니 경찰 대여섯명이 나오더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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