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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사회생활 (feat. 2년간의 법정투쟁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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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훈련 -양아치 역관광.

 

한 열흘 정도 강변을 걸으면서 심신을 추스린 다음. 고용노동부를 찾아갔어.

내일배움카드라는 걸 신청해서 만들었지. 이전에 고용보험가입 사업장에서 실직했거나 재산이 그리 변변치 않은 실업자가 신청할 수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데 나처럼 장기 수용생활한 사람들도 당연 신청 가능해.

 

신청이 완료되면 200만원이 들어있는 신한 체크카드를 주는데 오직 직업훈련 수강용으로만 결제가 가능하지. 그래서 그걸로 건설기계조종사학원에 등록했어. 지게차랑 포크레인 2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이야. 그리고 그렇게 직업훈련을 받으면 매달 40만원 정도 훈련수당이 나오고.

 

한 기수마다 수강생이 한 60여 명 정도 되는 데 처음 한 달간은 시내 학원건물 강의실에서 이론강의를 들어. 필기시험 때문에. 그리고 그 다음 한 달간은 시내외곽에 있는 필드에서 직접 지게차 포크레인 운전하면서 실기시험을 준비하지.

 

근데 경상도 남자들끼리 모여있다보니 처음 학원에서 이론교육 시작할 땐 서로들 데면데면하게 지내다가 한 며칠 지나니까 서로 형님 동생하면서 전부 같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는데 사실 내 성격은 그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처지가 처지이다보니 사람들이랑 약간 거리를 두고 지냈어. 그 수강생중에 제일 나이 어린애가 22, 그 다음 어린 애가 27살 이었는데 나는 오히려 개네들이랑 친하게 지내서 항상 셋이서 같이 편의점 가서 밥먹고 그랬거든.

 

근데 그렇게 떼거지로 으쌰으쌰하는 넘들 눈에는 우리가 좀 거슬렸던거지. 특히 조직에서 형들 심부름도 하고 해야 할 제일 어린 두 넘이 자기들이랑 어울리지도 않고 나까지 포함해서 세 명이 따로 겉도니깐 속으로 저것들 봐라? 했었던거지.

 

이론 교육이 끝나고 시외 실습장으로 이동하니까 그 집단적 분위기가 더 심화되더라고. 야외다 보니까 점심 같은거도 한 넘이 버너 가지고 오고 다른 넘이 냄비 챙겨오고 돈 각출해서 삼겹살 사오고....그럴수록 우리 세 명은 더 겉돌게 되고.

 

근데 처음 교육시작할 때 반장을 뽑았는데 한 놈이 자기가 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그 넘을 반장으로 세웠어. 어디 노가다 십장 출신인가 그랬는데 점점 완장질을 하더라고. 더 가관은 그 옆에 한 넘이 무슨 꼭 어디 건달조직 형님 모시듯 그 반장에게 형님 형님 폴더 인사하면서 아무도 시키지않은 교육생 군기 반장질을 하는거야. 꼴값을 떠는거지.

 

근데 하루는 그 27살 짜리 동생이 즉석 컵수프를 3개 가지고 왔더라고. 그래서 세 명이서 나눠 먹었었는데 좀 있다가 휴식시간에 담배 한 대 피고 들어온 나보고 그 군기반장이 그러더라고. 아까 수프 먹었냐고. 그래서 그렇다니깐..아니 수프를 먹었으면 뒤처리를 해야지 저따위로 늘어놓으면 어떡하냐고 잔소리를 하더라고. 보니까 나는 먹은 컵을 휴지통에 버렸는데 그 어린 동생 두 명이 휴지통에 안버리고 온수통 근처에다 뒀더라고. 그 상황에서 내꺼는 버렸다. 저건 동생들꺼다...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기잖아. 그래서 걍 미안하다고 바로 치우겠다고하고 그거 치우고 있는데 뒤통수에다 이렇게 지껄이더라고.

...씨발 쳐먹으면 제대로 치우던가....”

 

잠시 나 좀 보자고 했어. 그리고 조용한 곳으로 갔지. 뻣뻣한 자세로 건들거리면서 따라오더라고. 화장실로 들어갔어. 들어가자마자 아무도 못들어오게 화장실 문을 안에서 잠궜지. 바로 귀싸대기 한 방 날렸어.

 

어어어...당신 나 때렸냐면서 바로 전화기 꺼내더라고. 급하면 경찰에게 의지해야할 정도밖에 안되는 넘이 지나치게 씩씩했던거지.

 

경찰이 왔는데 우리 강사(카리스마 쩔었음)가 그냥 사소한 다툼이니까 우리 교육기관 안에서 해결하겠다고 경찰들을 돌려보냈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정체가 드러난거야. 그러니깐 그 양아치 새끼 갑자기 태세전환을 하더라고. 죄송하다고. 앞으로 잘 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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