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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사회생활 (feat. 2년간의 법정투쟁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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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김변과의 만남.

 

사선 변호인 선임도 힘들고 국선 변호인으로 갈려니 마음이 안 놓이던 차에 누군가 한국법률구조공단에다 공익변호인 신청을 해보라고 하더라고.

 

의사면허 있는 사람이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로 병역의무 대체하듯

변호사자격 있는 사람은 법률구조공단에서 공익법무관으로 병역을 대체하는 거지. 국선변호인 보다는 훨씬 성의있게 재판을 준비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회사 하루 월차내고 공단에 가서 상담을 받았더니 이런 저런 서류를 떼넣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 날로 바로 주민센터,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서류 싹 다 준비해서 제출했지. 그리곤 며칠 뒤에 공익법무관이 변호사로 선임됐다고 문자가 왔더라고.

 

이제 내게도 서광이 비치는 구나..싶었지. 그 때만해도. 어렵게 변호인까지 선임이 됐으니까.

 

며칠 뒤에 공익법무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더라고. 한 번 보자고.

그래서 음료수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갔지. 그리고 그 법무관 사무실로 들어섰는데...

 

정말 차갑게 생겼더라고. 또 왜 그런거 있잖아. 살면서 고생 한 번 안 하고 좋은 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사교육으로 쳐발라서 좋은 대학 가고 더구나 요새는 어찌어찌해서 로스쿨만 가면 변호사자격은 대부분 따라오니까 한마디로 현질로 변호사 자격까지 땄다는 느낌.

 

빈말이나마 머 이런거까지 사왔냐는 말 한 마디 없이 손가락으로 음료수 박스 놓을 자리를 무표정하게 가르키더라고. 그리고는 내 앞에 서류들고 와서 떠억 앉더니 꺼낸 첫마디가..

 

000...그냥 인정하시죠. (이 새끼 검산가?)

뭘 인정하란 말입니까?

내가 서류 봤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면 00099퍼 유죄입니다. 오히려 부인하면 형이 더 무거워져요.

 

기가차더군. 그래서 내가 물었어.

인정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일단 내가 재판기일 좀 질질 끌어서 선고기일을 가석방기간 종료 이후로 잡아드리죠.

(그건 씨발... 노력없이 변호사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잖아)

그 다음은요?

피해자 피해가 경미하니까 폭처법 최저징역 3년에서 작량감경받고 1년 반 정도 가시면 될 거 같은데요.

 

아니....지금 애초 쌍방폭행건으로 입건된 사건 한 쪽 당사자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도 내가 유죄가 될 수 있다는 겁니까?

.

아니....대한민국의 법이 그리 허술합니까?

. 허술합니다.

 

자리 박차고 일어났어. 다른 사건이나 열씨미 하시라고. 다른 변호인 알아보겠으니.

그랬더니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아..그러세요. 하더군.

 

그래서 집으로 와서 컴퓨터를 켰어. 대구 변호사 협회로 들어가서 소속 변호사 인명검색을 했어.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필터링을 했지.

 

첫 번째. 변호사 자격취득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변호사도 시간이 흐를수록 관료적인 마인드가 생겨서 초심 때 가졌던 정의로움 따윈 개나 줘버리게 돼. 걍 사건 들어오면 매뉴얼대로 사무적으로 대충 처리하는 거지. 마치 교육의 대한 열정은 교생실습생이나 신입교사에게서나 찾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두 번째. 미천한 학벌의 소유자 일 것.

좋은 학벌의 변호사는 학연과 지연으로 거의 출세가 보장되기 때문에 오로지 능력으로 자신을 입증해야하는 미천한 학벌의 변호사가 더 열의를 가지고 재판에 임할거라 생각했어.

 

그랬더니 딱 2명으로 추려지더군.

근데 그 중 한 명이 전직 경찰관이야.

...이 사람이다 싶더군.

 

그래서 거기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어.

마침 그 사무실 대표변호사가 전화를 받더라고.

00 변호사님 계십니까?

... 때문에 그러시죠?

...사건 의뢰 좀 할려구요.

적잖이 놀란 기색이더라고. 왜냐면 자기 사무실 병아리 변호사를 콕 집어서 이야기하니까.

아니...우리 김변은 어떻게 아시고.....

, 인터넷에서 검색했습니다.

,,,그러셨구나. 지금 김변은 법원에 잠시 볼일이 있어서 외근중인데..들어오는대로 직접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사건의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 김변이 의뢰를 맡게 되면 우리 사무실 모든 변호사들이 서포트해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하겠습니다.

, ....

 

그리곤 한 시간 뒤 쯤 전화가 왔어.

...00법률사무소 김00 변호사입니다. 절 찾으셨다고....

 

사건 의뢰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이따가 사무실에서 만나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어. 사무실 같은 딱딱한 분위기 말고 어디 밥이라도 먹으면서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좋습니다. 혹시 법원 정문 맞은 편 파리바케트 앞에서 우선 볼까요? 하더군.

. 그렇게 하죠.

 

그리곤 그 날 저녁 일을 마치고 법원 앞 파리바게트 앞에서 그 변호사를 기다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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