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회생활 (feat. 2년간의 법정투쟁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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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돌아온 사회는 머...적응하기 힘들만큼 생소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
(이전 이야기 배경을 알고 싶은 유저분들은 슬나 연재계시판 슬기로운 감빵생활 참조)
그 안에서 TV도 매일 하루 3시간 이상씩 보게 되고 신문도 2-3종류 열독하니까 어쩌면 세상의 큰 변화는 우리들이 더 잘 알지도 몰라.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야 먹고 살기 바빠서 신문같은거 차분히 읽을 겨를도 없지만 우리는 심심하니까 신문 구석구석 심지어 남의 부고기사까지 다 읽거든. 그래서 오히려 접견 온 가족에게 이번에 나라에서 이러이러한 서민정책을 시작하니까 언제까지 신청해라 이렇게 말해줄 정도지.
오히려 생활 속의 사소한 부분들이 낯설더라고. 머 계산할 때마다 “현금영수증 끊어드릴까요?” 라던가. 버스에서 “환승입니다.” 이런 멘트 뜨는 거. 처음엔 환승이 뭔지도 몰라서 대중교통 갈아탈 때마다 요금을 새로 냈어. 내가 들어간 2000년대 초반엔 그런거 없었거든. 당시 최신폰이 스카이 32화음 어쩌구 할 때니까.,,검색엔진은 야후, 라이코스 그 시절. 당시 내 인터넷 회선업자는 “신비로 샤크”....추억 돋지?
요새는 가석방을 나갈려면 전자위치추적장치(일명 전자발찌) 부착 동의서에 싸인을 해야 되. 그니까 일반인이 알고 있듯 성범죄자들만 전자발찌를 차는 게 아니고 가석방자들도 가석방기간 동안 전자발찌를 차야 되.
전자발찌는 발목에 부착하는 발찌, 집안에 설치하는 와이파이 기계처럼 생긴 거, 그리고 휴대용 전화기(오래전 삼성 애니콜처럼 생긴 투박한 전화긴데 일반전화는 안되고 보호관찰소 관제센터랑 직통전화만 가능해) 이렇게 3개가 한 세트야. 외출 할 땐 그 휴대전화기를 꼭 들고 나야가 되고 그 전화기랑 발찌 거리가 5미터 이상 떨어지면 경보가 울려, 발목에 그 발찌가 휴대폰 진동처럼 드르륵.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그 와이파이 기계랑 발찌가 교신을 시작하면서 귀가했음을 알리는 거지.
첨엔 익숙하지가 않아서 하루는 휴대전화를 두고 홈플러스엘 갔는데 갑자기 발목에 드르륵 진동이 오더라고. 살면서 발목에서 그런 진동을 느끼는 건 처음이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응, 머지? 하면서 바지를 살짝 올렸어. 아..전자 발찌,,,근데 주변의 사람들 몇몇이 그걸 보더니 어? 저 인간....이런 표정. 서로 당황스럽더라고.
주변 친척들에게 나는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다가 잠시 거기 눌러 앉은 사람으로 되어 있었어. 더구나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으니 친척들이 드나드는 본집으로 들어가긴 힘들었지. 그래서 일단 대구 근처 경산이란 곳에 원룸을 하나 얻었어.
집 위치가 강변이라 매일 강변을 걸었지.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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