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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부제: 어느 장기수의 이야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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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경주교도소 ⓵ -소지출역

 

경주교도소는 300명 규모의 시골교도소라 분위기가 대도시 대형교도소와 좀 달라. 일테면 재소자중 상당 수가 교도관과 어릴적 동네 선후배인 경우도 많고 행정처리도 엄격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게 아니고 이런 저런 친분관계로 처리되는 경우도 많아.

일테면 큰 교도소에서는 재소자가 직원에게 수고한다고 우리가 살 수 있는 사탕같은거 하나 줘도 절대로 안받아먹어. 괜히 받았다가 나중에 코걸리면 큰일이거든. 근데 경주에서는 직원이 먼저 우리한테 와서 머 맛있는거 없어? 이런다니까.

 

나는 잠시 미출역사동에서 대기를 하다가 결국 소지로 출역을 했어.

 

소지라는 건 한자어 掃除(소제:청소)를 일본식으로 발음한거야. 우리나라 근대교정행정이 일제 강점기때 시작되어서 감빵용어에 일본어 잔재가 많아. 유담뽀...머 이런거처럼.

 

여튼 소지가 하는 일이 뭔가하면 기본적으로 사동청소이긴 하지만...

출역사동이면 어차피 낮에는 사동 텅텅비니까 필요없지만 미출역사동처럼 24시간 내내 거실안에 사람들이 있는 사동인 경우 그 사동을 관리할 사동근무자로 교도관이 한 명 배치되는데 혼자서 20개 가까운 거실, 100명이 넘는 수용자 관리를 할 수 가 없잖아. (대구 미출역사동은 재소자가 300명이 넘음) 그래서 재소자 중에서 괜찮은 사람들을 뽑아서 직원일을 보조하도록해. 그게 소지야. 각방 배식도 하고, 신문, 우편물, 구매물, 소포, 접견물, 처방약품... 다 소지 손을 거쳐. 그리고 법무부에서 월급도 줘. 4만원,,,그래서 우리끼리는 10급 공무원이라고 불러. 보통 한 사동에는 교도관 근무자 외에 3명의 소지가 배치되.

근데 처음 소지를 나가서 배치된 사동 독거실에 법무부 요시찰이 한 명 있었어. 지 아버지 죽이고 존속살인으로 25년을 받은 넘인데 별명이 “불가사리”야. 관에다가 이런저런 요구했는데 안들어줘서 수틀리면 주변의 쇳조각이란 쇳조각은 다 쳐먹거든. 바늘, 손톱깎기, 심지어 방안에 있는 소내방송 스피커까지 뜯어서 쳐먹어. 그리곤 죽는다고 떼굴떼굴 구르면 직원들 비상출동 떨어져서 그놈을 외부병원으로 이송시켜서 배째고 쳐먹은거 꺼내야 되. 그리고 당시 해당근무자, 당직계장들 경위서 써야야고, 암튼 그 당시 벌써 10번 가까이 배를 쨎던 넘이지. 게다가 뻑하면 인권위에다 진정내고 직원들 상대로 고소고발을 하니까 직원들이 나중엔 제발 자기 근무할 땐 좀 조용히 넘어가달라고 출근하면서 문안인사를 할 만큼 위세가 등등했어. 경주교도소에서 거의 넘버3였지. 소장, 보안과장, 그 다음이 이시키.

 

보통 교도소에서 주말마다 종교집회가 있는데 거기 참석하면 사회에서 갖고 온 빵이나 과자 머 이런걸 하나씩 주는데 이시키는 집회 나가지도 않아. 그래도 집회끝나고 남은 그 많은 빵이나 과자가 전부 그 시키 방으로 배달되. 기독교, 천주교, 불교 할 거 없이. 그리고 국경일 때 재소들 특식으로 떡같은거 하나씩 주는데 이시키는 취장에서 이 놈 몫으로 10개씩 보냈어.

 

그리고 이 넘에게 특이한 게 있는데....원래 이넘이 멀쩡한 두 다리로 입소한 놈이야. 근데 얼마 안있다가 갑자기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미끄러져 척추를 다쳤다면서 그 때부터 앉은뱅이 행세를 했어. 장애인이되면 이런저런 처우상 혜택을 볼 수 있거든. 그 핑계로 독거실에 들어간 넘이지. 근데 가끔식 이시키가 급하면 두 다리로 일어선다는 목격담이 여럿 있었기 때문에 다들 그 넘 장애인 행세는 구라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그냥 머,,,관에서도 알고도 걍 모른척 장애인 대접해줬고.

 

근데 다들 그 넘을 슬슬 피했는데 나는 처음 소지 나가서 암것도 모를 때 그 넘 이야기를 잘 들어줬어. 그래서 그넘이 아침에 나 출역나오면 하루종일 나붙잡고 놓아주질 않았어. 원래 재소자끼리 창틀타고 오랫동안 이야기하면 “통방”이라고해서 규정위반인데 그 넘이야 머...소위 넘버3니까.

 

소지들은 한 사동에서 2달이 넘어가면 다른 사동으로 로테이션을 시켜. 너무 한 곳에 오래있으면 끼리끼리 문제를 만들 수 도 있으니. 그래서 나는 2달 있다가 소위 경주교도소 “백담사”라는 미출역사동 선임소지로 배치됐어. 거기가 어떤 곳이냐면 사동전체에 조폭건달들만 수용하는 사동이야. 이전에 내가 진주교도소 있을 때 나랑 친했던 광주건달이 사고치고 경주로 날라갔다고 했잖아. 바로 이 사동에 있었어.

 

근데 아까말한 그 불가사리넘이 내가 다른 사동으로 배치되니까 또 관을 상대로 지랄을 떤거야. 다시 자기 사동으로 데리고 오라고. 근데 솔직히 하루이틀이면 모를까 그 넘 상대로 이야기 들어주는것도 질리더라고. 그리고 새로 온 사동에선 선임소지라서 일도 편하고 또 누군가의 부탁으로 특별히 케어해야할 조폭건달이 그 사동에 있어서 내가 다시 옮겨갈 수도 없는 입장이었지. 그래서 퇴근길에 들러서 다다음달에 다시 돌아올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겨우 설득했지. (나중에 그 썅느므시키 때문에 내 수감생활 최후의 고비가 왔어)

 

여튼 새로온 사동엔 온통 조폭건달들만 있었어. 전국구 건달부터 동네 양아치까지...근데 내가 케어해야할 건달이 누구였냐면 사동 첫 번째 방 독거실에 있는...보기드문 1급모범수 건달이었는데 부산 3대 패밀리(칠성, 20세기, 부전동) 중 한 곳의 두목이었어.

 

이 친구가 예전 다른 조직들과 전쟁을 하다 팔이 짤렸었는데 그걸 봉합으로 다시 붙였어. 빨리 조치해서 기능상으론 별 문제가 없는데 날씨가 차가워지면 그 봉합한 자리에 견디기 힘든 통증이 오나보더라고. 그래서 교도소내 겨울이 오면 이친구 주변에 온수가 없으면 거의 죽어. 그 온수라는걸 우리 소지가 관리하거든. 사실 거실 안에 있는 사람에겐 온수가 엄청 귀하지만 우리야 머,,,남아도니까. 그래서 온수 원없이 챙겨줬고 대신 그 친구는 접견오는 사람들에게 우리 소지들 수번으로 접견물 이빠이 넣어주고 그랬어. 바깥에선 달랐겠지만 그 안에서 우리끼리 있을 땐 말도 소탈하게 하고 착했어. 한번은 소지간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데 그 친구 예전 사건이 나오더라고 어떤 조폭사건 다루면서 이전 대법원판례로 그 친구 사건이 인용됐더라고. 한국 형법의 판례를 새로 세운 조폭이지. 그리고 곧장 그 기사 말해주려고 그 방 창틀타고서 이름을 불렀더니,,,그 어마무시한 조폭이 한손에 꿀짱구 들고 예? 하면서 뒤돌아 보는데... 귀엽더라고.

 

그리고 2달 뒤, 약속대로 그 불가사리가 거하는 사동으로 갔지. 그리곤 곧바로 사고가 터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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