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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부제: 어느 장기수의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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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심공판

 

그래도 서너달 넘게 생활하다보면 미운정이라도 드는건지 나 구형받으러 가는 날 다들 걱정해주더라고, 어떤 건달 하나는 가오 상하게 나 붙잡고 기도까지 하고...대부분의 예상은 무기구형이었어. 나 역시도 그리 예상했고...그래서 실제 선고는 15년 정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었어. (당시엔 유기징역 최고형이 15년 이었음. 지금은 30년인가로 늘었지만. 그리고 그 당시엔 무기를 선고받으면 20년 정도 수감생활 시키고 가석방으로 내보내는게 국룰이었음)

 

형사 합의부다 보니 방청객이 많았어. 법원 근처도 안 가봤을 유저들도 있을테니 참고로 말하자면 형사단독이란건 형사사건을 다루는 재판관 1명짜리 재판이고(3년미만의 형이 예상되는 간단한 사건을 다룸) 형사합의부라는건 형사사건을 다루는 재판관 3명짜리 재판을 말하는 거임.(3년 이상의 형이 예상되어서 신중한 재판을 위해 1명의 주심과 2명의 부심으로 진행함)

 

공판정에 가면 단독이든 합의부든 내 사건만 다루는 게 아니라서 다른 사건으로 방청 온 모르는 사람들도 내 재판을 다 지켜봐. 이윽고 내 구형을 위해서 공판검사가 일어서더니 이런저런 이유도 안달고 진짜 심플하게 피고에게 사형을 구형합니다. 딱 그 말만 하고 앉더라고. 방청온 많은 사람들도 어디 매스컴에서나 듣던 사형 어쩌고 하는걸 직접 들으니 좀 놀랬는지 웅성웅성 거리더라고. 그리고 피고인 최후진술을 하라해서....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 걍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지.

 

그런 구형을 받은 내 솔직한 심정은 딱히 엄청 상심하거나 그런건 아니었어. 사실 구형은 검찰이 나를 무기징역 선고받게 할려고 좀 오버액션한거고 설령 검찰 의도대로 무기를 받더라도 아까도 말했다시피 당시엔 무기를 받으면 20년 정도, 좀 일찍 나오면 18-9년 정도 살면 나오던 시절이니까 어차피 최종 15년까지 각오했던 터라 무기라고 해봐야 3-5년 정도 차이나는 거라서. 근데 웃기는건 그 때 무기받았던 애덜,,,이후에 형법개정으로 유기징역 상한이 30년으로 늘어나버리는 바람에 유기징역보다 무거운 무기징역수를 30년보다 빨리 내보내줄 순 없어서 개네들은 살면서 점점 형기가 늘어나고 있은 상황임. 사실 그 당시 무기징역 선고하던 판사들도 피고인을 한 20년 살린다는 느낌으로 판결한건데 무기수를 20년 정도에 내보내주던게 법률로 명시된 내용이면 소위 법률불소급의 원칙땜에 그 때 무기 받았던 애덜 20년이면 내 보내 주는게 맞는데 그게 법무부 내부 시행규칙보다도 더 하위인 예규정도로 운영하던거라 어디 하소연도 못해.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당시 사형구형을 받으면 최종선고는 무기징역일 확률이 높았는데 그 때 무기징역을 받았으면 지금도 그 안에서 앞으로도 10년은 더 살아야 가석방의 가능성이 생기는 그런 상황인 거지.

 

사형구형을 받은 진짜 심리적인 데미지는 구치소로 돌아온 직후였어. 입실하기전 으레 채우던 수갑을 채우고 나를 관구실로 데려가더군. 그리고 혁수정이라해서 허리에 가죽벨트를 채우고 그 벨트에 박혀있는 쇠고리에 내 수갑을 고정시키더라고. (구형에 상심해서 자해할까봐) 수갑만 차고있으면 팔을 옆으로 벌리진 못해도 위아래로는 움직일 수 있었는데 혁수정에 수갑을 고정시켜버리니 말그대로 팔 전체가 결박돼서 상하좌우 어디로든 못 움직여. 말 그대로 양손을 가지런히 모아서 배꼽에 붙이고 24시간 생활해야 하는 거지. 숟가락 젓가락질도 할 수 없으니 밥은 옆에서 떠먹여주거나 내가 개처럼 쭈그려 밥그릇에 얼굴 쳐박고 음식물을 핥아먹어야 하는 상황이야. 그제서야...내가 얼마나 나락까지 와있는지 또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은건지 실감나더라고,

직원면담을 신청했고 딱 한가지만 부탁했어. 우리 엄마 접견올 때 만큼은 이거 풀어달라고 했지. 아들이 이렇게 결박돼있는 걸 보게될 부모심정 조금이라도 헤아려달라고.

 

혁수정에 쇠가 군데군데 박혀있다보니 조금만 누워있으면 그 철심같은게 몸을 찔러서 잠을 잘 수가 없더라고. 뭐...어쩌겠어. 그럴때마다 내 죄의 무게를 느끼는 거지.

 

 

그리고 선고일이 다가왔어.

 

 

(재판과정이라 주로 서사적인 내용과 딱딱한 법률용어 중심이라 글이 건조하네요. 이 후 수감생활편에서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이 나올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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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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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영님의 댓글

지금은 그러면 난리 나는데 그때는 그랬나봐요 아무리 살인범이어도 호송중이거나 징벌방에서 난리치는인간 아닌이상 수갑조차 채우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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