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형에게 올리는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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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형께 올립니다
매형, 신은 미천한 자로, 세상 이치에 어둡고 재물은 더더욱 없사옵니다.
낮에는 자리를 전전하고, 밤에는 이부자리를 펴기도 민망한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곁에는 도와줄 친척도, 빌릴 만한 지인도 마땅치 않사오니,
오직 무리 짓지 않고 말 둥글게 하며 살아온 자존심 하나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생각하옵건대, 빈한함을 핑계로 움츠러든다면 세상은 결코 먼저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요,
부끄러움을 앞세워 침묵한다면 누구도 내 사정을 알아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감히 ‘둥글게’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마련코자 하오니,
그 둥금이 비굴함이 아닌 생존의 지혜이자,
내딛는 걸음마다 모난 마음을 닳게 하려는 몸짓임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비록 가진 것은 없으나, 이 자리에 모이는 분들과 함께
세상의 날카로움이 덜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옵니다.
부디, 매형께옵서도 너그러이 살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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